오늘은 졸업을 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선배와 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갑자기 “아까부터 자꾸 다른 사람들이 우리 흘겨보고 째려보는 기분이 들어”라는 말을 했다. 나는 늘 당하던 일이라 “아마 저 때문에 그럴걸요?”라고 말 했는데 알고보니 기분 탓이 아니라 진짜로 건너편 사람들이 자꾸 우리를 보며 꿍시렁 거리고 있기에 눈치를 주려고 일부러 들리도록 그렇게 말 한 거였다고 한다.

난 여태까지 주변에서 나를 보고 꿍시렁 거리는 걸 수도 없이 느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게 내 착각일 뿐이고 그 사람들은 나랑 전혀 다른 얘기를 하다가 우연히 눈만 마주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이 일로 인해 확실하게 알았다. 나를 보며 꿍시렁 거리는 존재들은 내 환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고 당사자에게도 눈과 귀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다 티가 나도록 꿍시렁거린다.

밥을 먹고 오락실에 가서 오랜만에 게임을 하는데도 뒤에 구경꾼이 많이 있었다. 리듬게임의 특성상 2~3명 정도는 갤러리가 생기기 마련인데 중고등학생 정도의 남성으로만 구성 된 10명 정도의 그룹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난 오늘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여자가 게임을 좀 하니 신기했겠지(..), 거기까지였다면 참을만 했다. 하지만 게임 도중에 자꾸 옆에서 왔다갔다 하며 내 얼굴을 확인하고 내가 힘들어서 물을 마시러 가는 도중에도 해바라기마냥 10개의 두개골들이 나를 따라오면 문제가 달라진다. 난 그 순간 굉장히 화가 났고 평소대로 발리송을 돌리면서 그들을 쳐다봤다. “나는 눈과 귀가 있으며 니들의 행동이 매우 화가 난다”라는 무언의 대화로는 이게 정말 제격이고 정말로 몇 분 안 가서 다들 사라졌다.

주변에 흔치 않은 사람을 보면 신기하다는 감정이 드는 거 충분히 이해 한다. 하지만 최소한 그 사람이 자리를 벗어나면 그 때 대화를 시작해야지 그 사람이 시야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대화거리로 삼아버리면 굉장히 실례라는 걸 대체 왜 모르는 걸까? 다시 말하지만 우리도 눈, 귀가 있고 씨부렁 거리는 거 다 들리며 신경 쓰이고 노이로제가 심하다.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 거라면 다음부터 절대 그러지 말고 알면서도 그러는 거라면 내가 너희들의 눈을 파버릴 것이다.

Aliaj okiloj (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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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눈 (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