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입학식을 했다. 나랑 같은 연구실을 쓰는 사람이 두 명 있다. 한 명은 여자, 한 명은 남자.
나는 사람을 부를 때 호칭을 안 쓰는 편이지만 듣는 건 어쩔 수 없는데 앞으로 계속 대화를 하게 될 사람들이니 잘못 된 호칭은 미리 말을 해 줘야 할 것 같다.

현재 상황은 남자분의 경우는 내가 말도 안 했는데 본명이 아닌 평소 쓰는 그 이름으로 호칭하고 여성형으로 불러 주신다. 나보다 나이는 많으니까 딱히 성별이 포함 된 인칭대명사를 쓸 일은 없을 것 같으니 패스.
반면 여자분은 나를 직접 부른 적은 아직 없지만 3인칭으로 나를 호칭할 때 본명 + 오빠라고 부르는 것 같다. 내가 직접 들으면 가슴이 쿵쿵거리는 2단 콤보다.

이미 학과 전체가 내 상태를 알고 있으니 커밍아웃은 할 것 없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굉장히 고민 된다. 무턱대고 “오빠라고 부르지 마세요” 하면 “대체 어쩌라고..” 싶을 것이고 대체할 수 있는 호칭을 예시로 들어준다 해도 본인이 납득하지 못 하면 결국은 자기가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를테니 이해 할 수 있는 이유를 들려 줘야 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있게 말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전혀 모르겠다.

애초에 내가 먼저 말 거는 것도 어색하고 잘못 된 호칭을 들었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고쳐주는 게 나을 것 같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그러니 이런 호칭은 듣기 불편하며 될 수 있으면 이렇게 불러달라고. 생각은 쉽지만 이걸 실제로 말 하는 게 참 어렵다. 잘 돼 봐야 보통이고 운이 안 좋으면 나만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으니.

Vokante (eo)
Calling (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