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kyll2023-10-11T22:41:51+09:00https://geknabo.netlify.app//GeknaboTiu estas mia blogo pri transgenruloj rakontoj
Geknabotridekaj2023-10-11T22:39:49+09:002023-10-11T22:39:49+09:00https://geknabo.netlify.app/2023/10/11/tridekaj<p>2021년이 마지막 포스팅이었다가 2023년 말이 되어버렸다.</p>
<p>사실 이 블로그는 내가 트랜스젠더로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적는 목적이었는데 여기에 적을만한 일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내가 트랜지션이 진행되면서 “트랜스젠더”로서 겪을 일은 관공서나 병원처럼 신분을 드러내야 할 때를 제외하면 없다는 이야기다.</p>
<p>그 새 나이는 30대가 되어버렸고, 직장에선 팀장을 달고 이젠 이름이 헷갈릴 정도의 팀원들을 이끌고 있다.<br />
운영하던 마스토돈 서버도 옆 서비스가 이상한 상황이 되어서 말도 안 되게 큰 빅 웨이브들을 몇 번 겪었다. 그 과정에서 힘든 일도 있었고 이상한 일도 많았고 힘들었지만 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즐거웠다. 몇몇 모여서 연말파티까지 했다.</p>
<p>어쨌든간에 나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성소수자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고 이 서버엔 꽤 유명한 공식 계정들도 한둘 존재하게 되었다. 직장에선 팀장으로서 무게, 집에서는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 무게, 온라인에선 이 커뮤니티를 이끌어야 하는 무게가 3중으로 오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면 힘은 많이 든다. 힘이라는 건 체력적, 정신적 모두 말하는 것이다.</p>
<p>아무튼 30대의 나는 짊어져야 할 무게가 많아졌고, 트랜스젠더로서의 나는 뭐가 변했나<br />
여전히 병원에 다니는 게 번거롭다. 대한민국에서 트랜스젠더는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하지만 대부분 서울에 몰려있는 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br />
그 외에는 레이저 제모를 받아봤다. 흔히 호르몬치료를 하면 체모도 없어지고 가슴도 커지고 목소리도 변하고 마법처럼 변할 것 같지만 정신적인 변화가 꽤 클 뿐 신체적인 변화는 아주 느릿느릿, 천천히 찾아오면서 한계도 명확하다. 체모 역시 호르몬 이외에 다른 도움을 받아야 한다.</p>
<p>예전에 목소리 수술을 받은 이후에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 원래 낼 수 있던 고음도 안 나와서 죽고 싶은 마음이 너무 자주 들었지만 그건 이제 적응이 됐다. 노래방에 가서 어?? 하고 놀랐을 정도니까.<br />
반면에 레이저 제모는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한 가격이고 효과는 바로 온다. 다만 한 번에 끝나지는 않고 여러 번에 걸쳐 엄청나게 아픈 레이저를 맞아야 하지만 회복기간도 따로 없고 불편한 것도 없다. 가성비 최고!</p>
<p>이쪽 그룹에 속해 있으면 슬픈 일들도 은근히 자주 있다. 굳이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지만,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건 어렸을 때 오히려 별 느낌이 없다가 요즘에 와서 훨씬 힘들게 다가온다. 어렸을 땐 슬픔을 느낄만큼 친해질 시간도 없었던 건가?</p>
<p>아무튼 30대가 되었다고 해서 뭐가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나는 이걸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30대가 되었지만, 혹시나 두려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해주고 싶다.<br />
다만, 몸은 20대 중반 이후로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하니 꾸준한 운동 같은 몸관리는 하라고 해주고 싶다. 강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함이 중요하다. 노인이 되면 하루만 산책을 안 나가도 근손실이 오다가 걷지도 못하게 된다던데 그게 어떤 느낌인지 대충 알 것 같아진다.</p>
<hr />
<blockquote>
<p>Tridekaj (eo)<br />
Thirties (en)<br />
30대 (ko)</p>
</blockquote>Geknabo2021년이 마지막 포스팅이었다가 2023년 말이 되어버렸다.Nomo2021-08-27T14:02:40+09:002021-08-27T14:02:40+09:00https://geknabo.netlify.app/2021/08/27/nomo<p>2020년엔 포스팅이 하나도 없다가 오랜만의 포스팅이다.<br />
오늘은 이름에 대해서 끄적여본다.</p>
<p>내 이름은 법적 실명과 실제로 생활에서 쓰는 이름이 완전 다르다.<br />
전혀 비슷하지도 않고 남들이 “이건 그래도 똑같겠지” 생각하는 부분마저 다르다.<br />
이젠 법적실명을 들으면 처음엔 아예 반응도 못 할 정도로 내 이름이 아니게 되었다.</p>
<p>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밖에 나가서도 내가 원하는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법적 실명을 사용할 일은 정말로 계약서를 작성한다든지 하는 “법적인” 일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없다.<br />
덕분에 법적인 실명을 굳이 들어야 하는 일이 있다는 건 귀찮은 일이 있다는 걸 뜻한다. 은행 관련 일이라든가 사직서를 작성한다든가, 아무튼 뭔가의 서류에 서명을 해야 한다든가.</p>
<p>이제 내 법적 실명은 법적인 관계가 아닌 이상 나와 엄청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알지도 못하고 지금 사용하는 이름이 가명이라는 것조차 모른다. 그래서 “내 법적 실명을 아는 사람은 모두 죽어버린다” 하는 저주 아닌 우스갯소리가 생기기도 했다.</p>
<p>당연하게도 우호적인 관계인 사람들은 전부 내 이름을 내 새 이름으로 불러주기 때문에 만약 내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주변 사람들을 불러 모아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는 내 이름을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서 사람을 가려 받을 예정이다.</p>
<hr />
<blockquote>
<p>Nomo (eo)<br />
Name (en)<br />
Nombre (es)</p>
</blockquote>Geknabo2020년엔 포스팅이 하나도 없다가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오늘은 이름에 대해서 끄적여본다.Fino de 20192019-12-29T01:06:01+09:002019-12-29T01:06:01+09:00https://geknabo.netlify.app/2019/12/29/fino-de-2019<p>벌써 2019년도 끝나간다. 이번 해에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냥 주르륵 나열해 보겠다.</p>
<p>오랜만에 애인이 생겼고 그것도 두 명이나 생겨버려서 꽤나 흥미로웠다. 나는 그게 몸에 안 맞는 것 같지만 장점은 명확했다. 한쪽이 없을 때 다른쪽에 가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거.<br />
다들 오래 가지는 못해서 연말엔 혼자일 줄 알았는데 그래도 어찌저찌 크리스마스도 잘 지냈고 연말도 잘 지내는 중이다.</p>
<p>또 올 해는 취직도 했다. 취직을 할 시기이기는 했지만 미루고 미루면서 깨작거리다가 어찌 취직을 했는데 마음에 든다. 병특 문제도 해결 중이다. 오늘부터 600일 미만이 남았지만 아마도 6개월 쯤 후에 면제를 받으러 재검을 갈 것 같다.</p>
<p>취직을 하면서 병원도 다니기 시작했다. 드디어 F64.8 진단서를 받았고 산부인과에도 가서 약을 받기 시작했다. 아직 피검사 결과가 안 나와서 제대로 된 처방이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시작이다.<br />
다만 약이 생각보다 비쌌다. 보험 적용도 안 되고 이렇게 비싼데 뒤에서 구하는 가격이랑 별 차이가 없거나 더 비싼 편이다. 너무 부담 되면 다른 약으로 바꿔 달라고 해야 할 판.</p>
<p>운전면허는 따질 못 했다. 우울증이라고 자가체크를 해버려서인데 병무청이 4급까지는 태클을 안 건다는 정보도 얻었고 다음 해에는 그냥 면허를 따 보려고 한다. 새 목표 중 하나다.</p>
<p>올 해는 다시 독립도 했고 사랑도 다시 해 봤고 이사를 하면서 정말로 새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2020년의 목표는 이 새 삶을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 그리고 운전면허를 따는 것이다. 차를 사는 건 아직 무리겠지..?</p>Geknabo벌써 2019년도 끝나간다. 이번 해에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냥 주르륵 나열해 보겠다.Lasta kvara de 20192019-10-13T11:27:30+09:002019-10-13T11:27:30+09:00https://geknabo.netlify.app/2019/10/13/lasta-kvara-de-2019<p>이제 2019년도 마지막 4분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또 한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 본다.</p>
<h2 id="취직">취직</h2>
<p>우울증을 비롯한 무기력증 때문에 취직을 못 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안 하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맞는데 지원서를 써야 취직을 하든 말든 할텐데 무기력하니 지원서를 쓰지도 않은 것이다.<br />
그런데 결과적으로 지원서도 안 쓰고 취직을 해버렸다. 예전에 연구소에서 인턴을 하면서 가까워 진 분이 “아는 분이 프로그래머 구한다는데 아직 일자리 못 구했으면 ~” 하는 연락을 주셔서 나는 아직 일자리를 못 구했는데 병특이 되는 곳이냐 물었고 된다기에 바로 연락을 했다.</p>
<p>사실 내가 취업을 하기 힘든 이유는 트랜스라는 것인데 화장실도 문제가 있고 그 이전에 프로그래머는 밖에 나설 일이 없고 앉아서 키보드만 두드리는 직종인데도 회사의 이미지나 그런 곳에 영향이 간다고 꺼리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여긴 괜찮았다. 내가 가고 싶을 때 마음대로 화장실에 편하게 갈 수 있고, 내 법적 실명이 아닌 정아름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곳에서 불릴 수 있다(물론 법적인 계약서는 실명이지만).</p>
<p>사람들도 부드럽고 회사 자체도 마음에 든다. 서울로 취직을 했는데도 그 욕이 저절로 나오는 출근 지하철을 안 탈 수 있다. 밥도 다 사 주니까 생활비가 줄어드는 것도 있고.</p>
<h2 id="병원">병원</h2>
<p>취직을 굳이 서울권 위주로 알아 본 이유 중에 하나가 병원이었다. 병원에 가서 제대로 진단을 받고 제대로 처방 받은 약을 먹으려고. 그래도 또 전화를 무서워 해서 전화를 못 하다가 이번 주에 드디어 전화를 했다. 결과는 이번 주는 이미 다 끝나서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전화를 걸어 달라는 거였지만 나에게는 큰 발전이고 아무래도 월요일에 다시 전화를 해서 예약을 제대로 잡을 것 같다.</p>
<h2 id="외로움">외로움</h2>
<p>사실 다시 집에서 해방되고 혼자 산다는 게 마냥 즐거울 줄 알았다. 그런데 서울에 오고나서는 마땅히 산책을 할 곳도 안 보이고 친구도 하나도 없고 외로웠다. 거기다가 사소하게 안 좋은 일들이 하나둘 겹치니까 울고 싶을 정도였다.<br />
여긴 사람이 너무 많다. 일단 종교인들은 나를 보고 긴 머리의 남자로 인식하는지 음악을 하냐면서 말을 걸어오는데 처음 보는 사이에 외모만 가지고 음악을 하냐고 묻는 건 진짜 상처가 된다. 그리고 아저씨나 고딩들이 “와 씨발 저게 남자라고?”라고 다 들리게 말하면서 지나가는데 다 죽여버리고 싶다. 나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니까 다 들리게 말을 하는 거지. “와 저 사람 조폭이라고?”라는 말을 절대 안 들리게 하는 거랑 대조적이다.</p>
<p>회사에서 맡은 일도 좀 외롭다. 나는 신입이니까 모르는 게 생기고 막히면 나보다 먼저 있던 사람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받아야 하는 위치인데 내가 맡은 일은 어째 연구소와의 인연인지 내가 앞장서서 길을 찾는 류의 일이 되었다. 다른 외적인 외로움과 겹치니 너무 슬퍼서 고민 하다가 위에 이야기를 했다, 너무 힘들다고.</p>
<p>나와 그 상사는 에스페란토를 배웠다. 회사 안에서 딱 둘만 사용 가능한데 그래서 고민을 털어 놓을 때 에스페란토로 털어놨는데 이게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br />
일단 둘만 사용하는 언어라는 점에서 생기는 유대감, 그리고 외국어를 사용하면 모국어에 비해서 말하기 부끄럽지 않아진다. 그래서 속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었고 결국 위로 받다가 울어버렸다. 평소엔 아무리 울고 싶어도 눈물이 하나도 안 나오는데 손목에 눈물이 뚝 떨어지니까 얼어있던 내 몸이 다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p>Geknabo이제 2019년도 마지막 4분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또 한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 본다.Fino de Julio2019-07-30T21:27:50+09:002019-07-30T21:27:50+09:00https://geknabo.netlify.app/2019/07/30/fino-de-julio<p>멍하니 있던 사이에 벌써 7월이 끝나간다. 점점 자괴감이 든다.<br />
5월은 희망적이었지만 취업도 실패했고 무기력증 때문에 제대로 하는 것도 없다. 이력서를 넣는 건 하지도 못하고 있고 그 좋아하던 소프트웨어 개발도 요즘 통 잡고 있질 않는다. 그나마 하던 게 마스토돈에 기여하는 거였는데 마스토돈 자체가 지금 3.0을 만들기 전에 쉬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슈 목록도 잘 안 들여다 보고 개인적으로 만들기로 했던 마스토돈 클라이언트 앱도 라이브러리가 제대로 된 게 없다는 핑계로 보류 중이다.</p>
<p>둘 있던 애인 중 하나는 헤어졌고 하나는 첫 데이트부터 최악의 일을 겪어서 관계를 끊을까 생각까지 들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야만 삶의 의욕이 생기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다른 사람이 날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나 자체가 아무런 삶의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니는 일이라도 있다면 내 인력을 필요로 하는 직장이라도 있을텐데 그것도 아니니까 더 심하다. 약도 안 먹다가 다시 먹기 시작했었는데 얼마 전에 또 끊었다. 집안에서 찾은 점심약을 쭉 먹다가 다 먹고 남은 건 저녁약인데 시간을 바꾸니까 그냥 먹기 싫어져서 끊겼다. 그 정도의 의지도 없는 상태다.</p>
<p>취업 하기 전에 남는 게 시간이니 운전면허를 따려고 했다. 우울증이 있어서 시험을 치를 수 없댄다. 결국 면허학원은 환불 받았다. 일이 다 끝나고 다시 도전하려고 하고 있다.</p>
<p>얼떨결에 정보를 얻어서 HRT 관련 약을 구했다. 병원에 가서 진단 받고 제대로 처방 받아서 먹어야 하는 건데 그래도 피임약으로 때우는 것보다는 낫다고 하니 갈아탔다. 나에게 맞는 복용량을 모르니 호르몬 수치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나오는 게 아닌가 좀 걱정이 되지만 죽으면 뭐 그냥 죽는건가 싶을 것 같다.</p>
<p>가슴이 꽤나 부푼 것 같아서 줄자를 사서 재 봤다. 75A가 나왔다.<br />
앞으로 신체 사이즈 변화나 기록해 볼까 하는데 현재 BWH는 84(76)-74-90 cm다.</p>Geknabo멍하니 있던 사이에 벌써 7월이 끝나간다. 점점 자괴감이 든다. 5월은 희망적이었지만 취업도 실패했고 무기력증 때문에 제대로 하는 것도 없다. 이력서를 넣는 건 하지도 못하고 있고 그 좋아하던 소프트웨어 개발도 요즘 통 잡고 있질 않는다. 그나마 하던 게 마스토돈에 기여하는 거였는데 마스토돈 자체가 지금 3.0을 만들기 전에 쉬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슈 목록도 잘 안 들여다 보고 개인적으로 만들기로 했던 마스토돈 클라이언트 앱도 라이브러리가 제대로 된 게 없다는 핑계로 보류 중이다.Kvartalo de 20192019-05-08T03:36:30+09:002019-05-08T03:36:30+09:00https://geknabo.netlify.app/2019/05/08/kvartalo-de-2019<p>2019년의 ¼이 지났다. 다시 근황을 좀 남겨 본다.</p>
<h2 id="취업">취업</h2>
<p>드디어 지원서를 써서 한 곳에 제출 했고 서류는 합격 했다. 코딩 테스트를 봐야 한다는데 온라인인지 아니면 오프라인인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온라인이면 브라우저마다 호환성이 달라서 미리 연습문제를 주기도 한다)에 대한 말이 아무 것도 없이 날짜부터 정하라고 해서 좀 난감하긴 하다. 아무튼 잘 되겠지 뭐</p>
<p>취직은 어떻게든 되기는 될 것 같기는 한데 집을 구하는 게 문제다. 내가 사는 지역은 살기 좋지만 서울은 정말 끔찍한 곳인데 서울에서 일을 하면서 저 바깥쪽 성남시에까지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비정상적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다른 회사들이면 모를까 IT기업이면 좀 서울권 이외에 건물을 지으면 안 되나? 아무튼 집을 구할 생각만 하면 정말 끔찍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p>
<h2 id="일상">일상</h2>
<p>살을 빼야겠다 싶어서 너무 먹는 건 자제하고 거의 매일 산책을 나가고 있다. 63까지 나가던 몸무게가 59로 줄어들었다. 다시 53까지 만들지는 못해도 55까지 만들어서 가벼움을 되찾고 싶다.</p>
<p>연초엔 주말마다 기차를 타고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는데 이젠 그러지 않는다. 가끔 기차를 타고 나가기는 하지만 아무나 만나는 건 아니다.</p>
<p>애인 문제로 힘든 일이 있었다. 몇 주 힘들긴 했지만 다 이해하고 이젠 좀 괜찮아졌다.</p>
<p>실수로 돈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빌려 줬었는데 이제 다시는 잘 모르는 사람에게 별 조건 없이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인간 쓰레기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돈 문제와 별개로 다시는 만나고 싶지도 않고 대화도 섞기 싫다.</p>
<p>프로그래밍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 했는데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픈소스에 기여하는 일이 있는 걸 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다.<br />
흥미를 되찾기 위해 뭔가를 만들기보다는 codewars를 다시 풀어보기로 했다. 코딩 테스트 연습도 할 겸.</p>Geknabo2019년의 ¼이 지났다. 다시 근황을 좀 남겨 본다.Februaro-de-20192019-02-25T04:53:40+09:002019-02-25T04:53:40+09:00https://geknabo.netlify.app/2019/02/25/februaro-de-2019<p>벌써 2월도 다 지나간다. 내 흔적을 또 여기에 남긴다.</p>
<h2 id="취업">취업</h2>
<p>엄마집에 살게 된 지도 벌써 2개월이 다 되어 간다. “12월까지만 쉬고 새 해엔 일을 해야지”라던 나는 어디 가고 여태 일자리를 구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엄마집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우울증이 심해졌기 때문에 지원서를 쓸 기력이 나질 않는다. 실제로 외주 받은 것도 손 대기가 힘들었고.</p>
<p>그래도 며칠 전에 기운 내서 씻고 나가서 일을 보고 왔더니 (결과적으로 중요한 게 없어서 일은 실패했지만) 나갔다 왔다고 기운이 나서 그 날 저녁에 외주 작업도 쭉쭉 풀었고 아무튼 기분이 나아진 걸 봐서는 앞으로도 별 일이 없더라도 나가야겠다. 주말마다 나가서 싸돌아다니기는 하지만 그건 여행에 가까운 수준이라 저녁에 뭘 할 수 있지는 않고 그냥 쌓인 스트레스를 녹여 주는 정도로 생각해야겠다.</p>
<h2 id="좋은-일들">좋은 일들</h2>
<p>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TG라서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살아 왔었다. 당연히 연애도 못 할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연애도 하게 되니 정말 심리적인 안정에 꽤 도움이 된다. 세상에서 버려진 것처럼 느껴져도 최소한 한 명은 나를 생각해 준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도움이 되는 게 없다.<br />
그와 별개로 사람들이 날 예쁘다고 해 주고 귀엽다고 해 주니 기분도 좋아지고 기운도 조금씩 난다. 근데 내가 어디가 귀엽다는 건지는 모르겠다.</p>
<h2 id="tg로서의-계획">TG로서의 계획</h2>
<p>나는 완전히 이쪽에서 저쪽이 아닌 플루이드라서 딱히 수술을 할 생각은커녕 호르몬조차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 중이었다. 호르몬을 하면 불임이 되기 때문에 이왕에 양쪽의 삶을 살거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을 유지하는 게 났겠다 싶은 이유였다. 그런데 돌아다니면서 호르몬을 하는 친구들도 보고 더 나아간 친구도 보니 조금 마음이 달라졌다.<br />
아마 그것보다는 미약하게나마 호르몬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변한 게 큰 것 같다. 예전의 나였다면 이해도 못 할 시스들의 심리적 행동을 내가 하고 있고 몸도 성욕의 속박에서 벗어나니 굉장히 편해졌다.</p>
<p>얼마 전에 내가 예전에 말 했던 “나는 아름답다”라는 글로 힘을 얻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나를 찾아가며 싸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나는 나를 찾으러 여기저기 헤맬 것 같긴 하다. 그 기록을 나중에 책처럼 보려고 여기에 글을 남기는 거기도 하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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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quote>
<p>나는 뭘 하든 아름답다.<br />
내가 아름인데 내가 뭘 하든 나 다운 거 아니겠어?<br />
(2018-12-24 정아름)</p>
</blockquote>Geknabo벌써 2월도 다 지나간다. 내 흔적을 또 여기에 남긴다.Komenco de 20192019-02-05T17:12:12+09:002019-02-05T17:12:12+09:00https://geknabo.netlify.app/2019/02/05/Komenco-de-2019<p>2019년이 되고 벌써 1개월이 지났다. 그래서 1달동안 뭘 했는지, 올 해의 목표는 무엇인지 적어보려고 한다.</p>
<h2 id="2018년에-일어난-일들">2018년에 일어난 일들</h2>
<h3 id="대학원-중퇴">대학원 중퇴</h3>
<p>대학원에 다니고 있었지만 3학기를 마치고 중퇴를 했다. 공개 된 곳에 말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고, 아무튼 석사 학위는 포기하게 되었다.</p>
<h3 id="군-문제-일부-해결">군 문제 (일부) 해결</h3>
<p>마지막 징병검사 이후로 5년이 지나면 재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다. 처음 징병검사를 받을 땐 이것저것 사건이 터져서 웬만하면 현역이 뜨는 시절이었지만 그 이후로 또 다른 내부 문제가 터져서 이젠 정신질환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4급 판정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4급 중에서도 훈련소, 예비군 등을 안 가도 되는 훈련 미참여 4급인지 뭔지를 받았다.<br />
TG로서 면제와 거의 다를 바 없는 판정이고 오히려 나에게는 면제보다 더 나은데 현재 상황이 어떻게든 취업을 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취업보다는 산업기능요원으로 가는 게 훨씬 쉽기 때문이다.</p>
<h3 id="그-외">그 외</h3>
<p>대학원을 어차피 휴학 할 생각이긴 했는데 아무튼간에 2018년 후반기를 또 자유로운 몸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사람도 만나고 관계도 맺고 꽤나 상태가 나아졌다. 하지만 병원은 또 어버버 하다가 끊겨버렸다.</p>
<h2 id="2019년이-되고-일어난-일들">2019년이 되고 일어난 일들</h2>
<h3 id="애인">애인</h3>
<p>드디어 오랜 공백기간 끝에 애인이 생겼다. 사는 곳이 달라서 하는 일이라고는 서로가 잠에서 깰 때까지 기다리는 것 뿐인 듯 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여름에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서로 뭘 하고 싶은 지 속닥거리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의 존재란 꽤나 소중하다.</p>
<h3 id="큐돈">큐돈</h3>
<p>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성소수자 친화 SNS인 큐돈에 드디어 새로운 모더레이터가 생겼다. 여태까지는 자비로 운영하면서 (후원이 있기는 했지만 미약한 수준이었다) 나 혼자 관리자, 모더레이터 역할을 다 맡았는데 아무래도 모더레이터는 혼자 맡으면 독재자가 될 수 있기에 다른 사람을 구하고 싶었다. 두 분께 연락을 드려 봤는데 한 분이 하시겠다 해서 모더레이터 역할을 드렸다.<br />
앞으로 이 마스토돈 인스턴스가 더 컸으면 좋겠다만 그렇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단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p>
<h2 id="2019년-목표">2019년 목표</h2>
<p>2018년의 절반 정도를 자유로운 몸으로 살았고 이젠 병역 판정도 바뀌었으니 본격적으로 취업을 해서 자립을 해야 한다. 원래 혼자 살다가 방 계약이 끝나서 엄마 집으로 왔는데 아주 고통스럽다. 이곳저곳 추천 받은 곳에 이력서를 넣어 보려고 한다.</p>
<p>두 번째 목표는 첫 번째랑 이어지는데 서울권에 자립을 해 보려고 한다. 난 내가 사는 이 지역이 제일 마음에 들지만 어차피 2년 정도 뿐이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이번 기회에 정말로 병원에 가서 HRT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br />
여름에 애인이 오기로 했으니 그 기간동안은 동거를 할까 싶은데 기대도 되면서 얼른 돈을 벌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p>
<hr />
<blockquote>
<p>Komenco de 2019 (eo)<br />
Beginning of 2019 (en)</p>
</blockquote>Geknabo2019년이 되고 벌써 1개월이 지났다. 그래서 1달동안 뭘 했는지, 올 해의 목표는 무엇인지 적어보려고 한다.Recenzoj de fariĝin fantomon2018-12-07T01:57:50+09:002018-12-07T01:57:50+09:00https://geknabo.netlify.app/2018/12/07/Recenzoj-de-farigxin-fantomon<p>10월 9일에 <a href="/2018/10/09/Farigxi-fantomon/">오프그리드에 대한 글</a>을 써 놓고 실제론 올리지도 않고 있었다.<br />
후기와 함께 올리려고 그런 것인데 후기나 써 볼까 한다.</p>
<p>일단 지인과의 연락은 원래부터 거의 안 하긴 했다. 그나마 유일하게 하던 게 디스코드이긴 한데 디스코드도 꽤 가끔만 들어가서 몇 마디 하는 정도였고 애초에 디스코드는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p>
<p>페이스북은 며칠 전에서야 다시 활성화를 했다. 12월 말에는 가야 할 곳이 있는데 이벤트 알림을 페이스북으로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른 사람의 글에 반응을 하는 등의 행동은 안 했다. 오프그리드 이외로도 이젠 그런 짓이 다 불행의 지름길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에선 무슨 말을 하든 그걸 꼬아서 공격하는 놈들 천지다. 말을 않는 게 제일 나은 방법이다.</p>
<p>별개로 약 한 달 간 기관에서 일을 했다. 여태 했던 일과는 다르게 육체노동이 주가 되는 일이었는데 아무래도 9시 출근 18시 퇴근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우울증은 완화가 되긴 했었다. 일을 안 하는 지금은 역시나 밤에만 활동하는 패턴으로 돌아왔다.</p>
<p>결론적으로 실패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디스코드 메신저였는데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동안엔 그래도 좀 참을 만 했던 걸 보면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게 중요하긴 한가 보다.</p>
<p>사실 제목은 유령 되기인데 고스팅은 오프그리드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명의로 살아가는 것이다. 많은 국가에서 불법인 일이지만 중대한 일에 대한 증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에서 신원을 새로 발급해 주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신원으로 사는 고스팅까지는 아니지만 현재의 인맥을 새로운 인맥으로 싹 갈아 엎는 것이 어쩌면 필요할 지도 모르기 때문에 대충 알아두고 싶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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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cenzoj de fariĝin fantomon (eo)<br />
Review of becoming a ghost (en)</p>
</blockquote>Geknabo10월 9일에 오프그리드에 대한 글을 써 놓고 실제론 올리지도 않고 있었다. 후기와 함께 올리려고 그런 것인데 후기나 써 볼까 한다.Fariĝi fantomon2018-10-09T05:06:29+09:002018-10-09T05:06:29+09:00https://geknabo.netlify.app/2018/10/09/Farigxi-fantomon<p>그리드에서 벗어난 삶이 살고 싶어졌다. 오프라인으로 사는 것과는 좀 다른데 사회에서 벗어나 자연인으로 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 사람들도 시장에 가서 먹을 것을 사 오기는 하지만 사회인이 아닐 뿐.<br />
오프그리드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등을 사용하기는 하되 항상 익명으로, 유령으로 존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br />
제대로 하려면 신용카드 같은 것들도 쓰지 않고 해야 하는데 국가에서마저 찾지 못하게 하고 싶을 땐 그렇게 하겠지만 난 주변 인물들이나 가족이 내 신변을 전혀 알 수 없게 하는 정도로 맞춰볼까 한다.</p>
<h2 id="1-지인과의-연락-끊기">1. 지인과의 연락 끊기</h2>
<p>나는 이게 제일 쉽다. 애초에 먼저 연락하지 않는 한 연락이 안 오는 관계들 뿐이고 가족도 없다.<br />
메신저를 꺼버리면 연락이 올 일도 없고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거나 아예 전화를 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야 뭐 모르는 번호는 절대 안 받는 편이고 아는 번호여도 안 받으니까 거의 평소와 다름이 없다.</p>
<h2 id="2-온라인-활동-멈추기">2. 온라인 활동 멈추기</h2>
<p>21세기는 모든 게 온라인으로 이루어 진다. 평소엔 잘 모르겠지만 특정 인물의 SNS 계정 등을 들여다 보면 이 사람이 언제 어딜 가고 평소에 언제 잠드는 지 등의 사생활을 모두 볼 수가 있다.</p>
<h3 id="페이스북-정지">페이스북 정지</h3>
<p>마스토돈을 하면서 정지했던 페이스북을 언젠가 다시 활성화 해 뒀는데 다시 정지를 했다.<br />
페이스북을 정지하면 계정이 없는 사람 취급 되는데 여기서 문제는 페이스북을 통해 로그인 하는 서비스를 사용 할 수가 없어진다. 인스타그램 같은 건 그래도 따로 분리가 되어 있어서 사용 가능한 모양이지만 틴더 등의 서비스는 알림만 오고 정작 사용은 불가능하다. 물론 그리드를 빠져나오려면 그런 서비스들도 안 써야 하니 상관은 없다.</p>
<h3 id="메신저">메신저</h3>
<p>그 망할 카카오는 원래부터 싫어해서 안 쓰니 나와는 관계 없는 일이다. 디스코드, 슬랙, 텔레그램 등이 있는데 기능이 없는 카카오와는 다르게 이 플랫폼들은 내가 로그인 한 상태인지까지 띄워 주니 로그아웃을 해야 한다.</p>
<h3 id="구글">구글</h3>
<p>구글은 정말 편리한 기능들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사용자의 손끝 동작 하나하나를 다 수집한다. 난 이미 검색엔진을 덕덕고로 갈아 탔고 구글에 개인적인 걸 안 남기기 시작했다. 다만 여기서 추가적으로 구글 포토 백업이나 위치 트래킹 기능 등을 꺼야 오프그리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기능들은 쓴다고 해도 공개설정이 따로 있어서 나 이외의 주변 인물들이 내 신변을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구글은 구글까지 내 생사를 알 수 없게 해보고 싶다.</p>
<ul>
<li>이메일은 프로톤메일을 쓰자.</li>
<li>지도는 Fdroid에 가면 OSM 지도가 수두룩하다. 아무거나 골라도 기능상으로 꽤 괜찮다. 심지어 길찾기 기능도 되고.</li>
</ul>
<h2 id="3-익명이-되기">3. 익명이 되기</h2>
<p>이 부분은 평소에도 관심이 많다. 기술적인 내용도 있지만 사회공학적인 측면도 중요해서 말투나 행동까지 바꾸는 데에 능숙해야 한다. 개인정보는 실수로 남에게 말해버리기 쉬운데 가상의 인물을 하나 만들어서 내가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진다. 40대 직장인 남성 이철민씨라든가 굉장히 흔한 사람을 디테일하게 설정하자. 이러면 가짜 정보를 흘리게 돼서 나를 판별하는데 더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p>
<p>대중교통은 선불카드를 쓰면 된다. 이 부분은 평소에도 잘 실천하고 있는데 남들은 후불카드가 편하다고들 하지만 난 그냥 카드를 갈아타는 게 귀찮아서 + 후불카드는 신용카드 기능도 하는데 이걸 잃어버리기 싫어서 후불카드를 계속 쓴다.<br />
만약 도망자가 된다면 국가가 제일 먼저 하는 게 카드 사용 내역이니 이 과정은 필수다. 선불카드도 등록 과정에서 실명과 연동이 되긴 하지만 등록을 안 하면 청소년 요금을 못 내는 게 끝이므로 성인은 아무런 페널티가 없다.</p>
<blockquote>
<p>Fariĝi fantomon (eo)<br />
Become a ghost (en)</p>
</blockquote>Geknabo그리드에서 벗어난 삶이 살고 싶어졌다. 오프라인으로 사는 것과는 좀 다른데 사회에서 벗어나 자연인으로 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 사람들도 시장에 가서 먹을 것을 사 오기는 하지만 사회인이 아닐 뿐. 오프그리드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등을 사용하기는 하되 항상 익명으로, 유령으로 존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제대로 하려면 신용카드 같은 것들도 쓰지 않고 해야 하는데 국가에서마저 찾지 못하게 하고 싶을 땐 그렇게 하겠지만 난 주변 인물들이나 가족이 내 신변을 전혀 알 수 없게 하는 정도로 맞춰볼까 한다.Freneza2018-04-23T01:15:04+09:002018-04-23T01:15:04+09:00https://geknabo.netlify.app/2018/04/23/Freneza<p>요즘 점점 더 미쳐가는 것 같다. 원래부터 정신에 문제가 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가 될 줄은 몰랐다.</p>
<p>원래부터 알고 있던 정신적 문제는 우울증 + 트젠이기 때문에 받는 정신적 고통 뿐이었는데 우울증도 심해졌고 다른 병들도 생기는 것 같다.</p>
<p>우울증은 점점 더 심해져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병원에 혼자 가는 건 원래부터 불가능해서 제대로 된 치료도 못 하고 있었고 학교에 가는 것도 나를 이끌만 한 이유가 없으면 거의 못 가게 되었다. 저번 주에는 학교에 가서 문서를 좀 쓰려고 했는데 점심을 먹고나서 급격하게 우울해지고 자살하고 싶을 뿐이었다. 다행히도 옆에 랩원이 있어서 같이 햇빛을 좀 쐬다가 영 안 되겠다 싶어서 부축을 받고 집에 오기는 했다. 상태가 너무 심각한 게 보였는지 같이 병원에 가자는 말도 들었다. 나로서는 굉장히 다행인 일이다.</p>
<p>우울증 말고도 기억상실이 좀 있는 것 같다. 어쩌면 해리성 인격장애일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하진 않으니 그냥 내가 느낀 부분만 적어 놓고 나중에 참고라도 하려고 여기에 남기고 싶다.<br />
데자뷰 현상이야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 기억에서도 나타나니 패스하고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연속적이지가 않다. 술을 먹고 필름이 끊겨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게 이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분명 집에 온 기억은 없는데 집에 와 있다거나 집에 온 기억은 있는데 잠들기 전까지의 기억이 없다든가 그런 식이다. 내 상태를 보면 옷도 분명히 벗었고 화장도 지웠는데 기억이 없다.</p>
<p>가끔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한 얘기를 할 때도 그렇다. 분명 내가 한 행동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행동을 한 기억조차 존재하질 않고 내가 했다고는 믿기 어려운 행동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단체로 짜고 날 놀리는 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말해줬던 그 상황 자체가 있지도 않았는데 가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걸까? 뭐가 맞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p>
<p>며칠 전엔 자다가 일어나서 천장을 보고 있었는데 옆에 누워서 자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눈을 찡그리기에 이상한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그 사람이 눈을 왜 찡그리나 싶었는데 아침이라서 형광등이 켜지고 눈이 부셔서 그런 거였다. 그 순간부터 이상함을 느꼈는데 그 사람은 옆으로 누워 있는데 천장을 보고 있던 나는 왜 괜찮은가, 형광등이 켜진 건 분명 알람일텐데 왜 음악은 안 들리는가, 애초에 나는 혼자 살텐데 옆에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하는 생각이 든 순간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눈을 찡그리고 있던 건 나였고 나는 옆으로 누워 있었다. 왜 난 몸에서 벗어난 채로 존재하고 있던 건지 모르겠다. 유체이탈이거나 미쳤거나 제정신이 아니거나 아무튼 그런 거겠지.</p>
<p>내가 고장난 건 확실한 것 같다. 휴학하고 좀 쉬고 싶다. 하지만 쉬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다. 같이 지낼 사람도 없고 혼자 있으면 결국엔 또 우울해지니까.</p>
<blockquote>
<p>Freneza<br />
Madness</p>
</blockquote>Geknabo요즘 점점 더 미쳐가는 것 같다. 원래부터 정신에 문제가 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가 될 줄은 몰랐다.La finon2018-03-16T02:36:52+09:002018-03-16T02:36:52+09:00https://geknabo.netlify.app/2018/03/16/La-finon<p>삶이 무겁다. 남들은 집에 가면 무거운 가방을 내려 놓는 것 같은데 나는 집에 와도 무겁다. 현관을 나가면 또 더 무거워 진다. 밖을 나가기가 무섭다. 집에 있어도 무섭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신체를 쓰는 능력도 머리를 쓰는 능력도 점점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p>
<p>죽고 싶어도 죽을 용기나 힘도 안 난다. 온갖 방법을 생각해 봤는데 음료수를 여러 병 사서 한 병에만 메탄올을 섞고 잊을 때 쯤 마시게 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약국에 갈 힘도 없었다. 가스 중독도 집에 가스레인지가 없고 고통스러워서 결국 바깥 바람을 찾아가게 됐다. 질소 같은 건 고통 없이 자기도 모르게 죽는다고 하는데 질소를 구할 수가 없다. 먹고 싶지 않아서 3일간 먹지 않다가도 뭔가를 먹어버린다.</p>
<p>정신이 미쳐버린 사람들이 악마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하는 게 비유적 표현인 줄 알았다. 비유가 아니었다. 정말로 환청이 들리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가 머리를 잡고 당기는 것처럼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 무음의 소리가 자꾸 들린다. “넌 살면 안 되니까 침대에서 나가지 마”, “화장실도 가지 마”, “현관을 나가면 넌 죽어”</p>
<p>이제 그만 하고 싶다. 다 끝났으면 좋겠는데 끝나질 않는다. 내 머리도 쪼개버리고 싶고 배도 갈라버리고 싶다. 아무렇게나 찢어져서 길바닥에 굴러다니고 싶다.</p>Geknabo삶이 무겁다. 남들은 집에 가면 무거운 가방을 내려 놓는 것 같은데 나는 집에 와도 무겁다. 현관을 나가면 또 더 무거워 진다. 밖을 나가기가 무섭다. 집에 있어도 무섭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신체를 쓰는 능력도 머리를 쓰는 능력도 점점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Metroo2018-02-04T06:54:07+09:002018-02-04T06:54:07+09:00https://geknabo.netlify.app/2018/02/04/Metroo<p>요즘 꿈에서 지하철로 고생하는 게 자주 나온다. 역의 모양은 다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상황은 정확히 똑같은데 내가 가야 하는 목적지로 갈 수 없는 거다.</p>
<p>평범한 경우엔 내가 종점에서 2정거장 정도 떨어진 정거장에서 가운데쪽으로 두어 정거장을 가야 하는데 그 방향으로 가는 전철이 없다. 열차가 오기 전부터 없다는 걸 알고 있고 종점으로 간다는 걸 알면서도 타버린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역에서 내릴 때 반대편 문이 열려서 레일 하나 분량을 뛰어 넘어야 한다거나 플랫폼에 제대로 내렸는데 거기에서 갈 곳이 없어 결국 또 레일 하나 분량을 뛰어 넘어야 한다.</p>
<p>심하면 지하철 역 자체가 지하 깊숙히까지 미로처럼 얽혀 있고 난 거기에서 어떤 열차를 타야 하는지, 목적지가 어딘지조차 모른다. 그저 그 미로같은 역 안에서 헤매면서 지상으로 나갈 수 있기는 한 건지 생각할 뿐이다.</p>
<p>의사는 꿈이 별 거 아니라고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꿈은 분명 내 현재의 심리 상태를 반영해서 나타난다. 스트레스가 많을 때 나오는 꿈도 따로 있고 기분이 좋은 날 꾸는 꿈도 따로 있다.<br />
요즘 이 지하철 꿈이 자주 나와서 조금 생각을 해 봤는데 미래가 어둡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꿨던 것 같다.</p>
<p>학교를 졸업한 뒤에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느꼈을 때,<br />
졸업을 하기 위해 논문을 써야 하지만 주제조차 생각이 안 날 때,<br />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분명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벌써 몇 주 째 질질 끌고 있다는 걸 자각했을 때,</p>
<p>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앞으로 더 살아가야 하나, 그냥 죽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하다가 밤을 새게 되고 결국 또 지하철 꿈을 꾸게 되는 것 같다.</p>
<blockquote>
<p>Metroo(eo)<br />
Underground(en)<br />
지하철(ko)</p>
</blockquote>Geknabo요즘 꿈에서 지하철로 고생하는 게 자주 나온다. 역의 모양은 다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상황은 정확히 똑같은데 내가 가야 하는 목적지로 갈 수 없는 거다.Mi ne havas amikojn2017-11-01T01:19:57+09:002017-11-01T01:19:57+09:00https://geknabo.netlify.app/2017/11/01/Mi-ne-havas-amikojn<p>Mi ne havas amikojn kiel Mi pensas.<br />
Efektive, Mi havas iom da amikojn. Sed ili ne sendi iajn mesaĝojn al mi ĝis Mi sendi al ilin unue.<br />
Ili vivas kiel Mi ne ekzisti. Mi pensas tiu ne estas realaj amikoj. Tial Mi ne havas amikojn.</p>GeknaboMi ne havas amikojn kiel Mi pensas. Efektive, Mi havas iom da amikojn. Sed ili ne sendi iajn mesaĝojn al mi ĝis Mi sendi al ilin unue. Ili vivas kiel Mi ne ekzisti. Mi pensas tiu ne estas realaj amikoj. Tial Mi ne havas amikojn.Mi tuj ĉesi aliajn socialajn retojn2017-10-26T20:27:26+09:002017-10-26T20:27:26+09:00https://geknabo.netlify.app/2017/10/26/Mi-tuj-cxesi-aliajn-socialajn-retojn<p>Mi ĉesis Twitter kaj Instagram antaŭ malmultajn tagojn. Mi pensas ke Mi ankaŭ devus ĉesi Facebook.<br />
Mi ne volas batali kontraŭ fobiojn kaj idiotojn. Mi estas lacega por ĝin.</p>
<p>Mi ĉesis manĝi medicinon dum unu monato, Mi volas morti ĉe nokton, sekve Mi volas kaŝi for de familioj kaj amikoj.<br />
Mi ne bezonas aliaj socialan retojn tial ke Mi nun havas Mastodon kaj tie ne havas iajn fobiojn nek idiotojn.</p>GeknaboMi ĉesis Twitter kaj Instagram antaŭ malmultajn tagojn. Mi pensas ke Mi ankaŭ devus ĉesi Facebook. Mi ne volas batali kontraŭ fobiojn kaj idiotojn. Mi estas lacega por ĝin.Nacesejo2017-10-07T07:28:40+09:002017-10-07T07:28:40+09:00https://geknabo.netlify.app/2017/10/07/Nacesejo<p>일주일 전 쯤에 화장실을 가려다가 문 앞에 쪽지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자화장실은 여자만 들어오라며 여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안 된단다.<br />
트랜스젠더는 여자가 되려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여태까지 말 해 왔고 더이상 말 하기도 질린다. 너무 화가 나서 화장실 문을 때리고 그냥 바로 집으로 왔다. 트위터에 그 쪽지를 올렸더니 사람들은 또 트랜스포비아가 저런다고 같이 비난을 해 줘서 마음이 조금 놓였다.</p>
<p>그러다가 RT가 조금씩 되다 싶더니 내가 굳이 멘션을 찾아 읽은 게 잘못이었다. 온갖 트랜스혐오자들이 몰려들어서 인신공격을 끝 없이 하는데 나는 50명 이상을 신고하고 차단했지만 끊임 없이 새로 계정을 만들어 오는 듯 했다. 결과적으로 신고를 통해 계정이 정지 된 건 2~3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난 더이상 트위터의 운영마저 믿을 수가 없었다. 페이스북이야 말 할 것도 없고 이 세상에 있는 소셜미디어들은 규칙에는 분명 그런 행위들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너무 화가 났다.</p>
<p>그러다 갑자기 마스토돈이 떠올랐고 마스토돈은 원하는 누구나 인스턴스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매혹적이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온갖 혐오에 노출당하는 게 나 뿐만이 아닌데 내가 직접 운영하면 그런 일이 없겠다 싶어서 얼른 VPS를 얻어서 마스토돈 인스턴스를 열었다. 장점은 꽤나 많았다. 내 인스턴스에 굳이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을 원격으로 팔로우 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가 적은 걸 걱정 할 필요도 없고 트위터와 다르게 게시글마다 공개설정을 따로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또 와서 괴롭히는 일이 있으면 관리자단에서 차단/뮤트하면 인스턴스 내부의 다른 사람들은 그런 일에 노출이 되지 않게 할 수 있으니 개인이 일일히 차단을 하는 노력을 들여가며 슬퍼지는 일도 없다.</p>
<p>나는 개인적으로 페미니스트라면서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이들이 일반적인 시스젠더 남성이 헛소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싫다. 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 중에 하나가 “남자들은 여자로 살아 본 적이 없으니 아무 것도 모른다, 그냥 가만히 듣기나 해라”인데 그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본인들은 트랜스젠더로 살아 본 적이 없으니 그냥 듣기나 하면 될 것을 “꼬우면 너도 군대 가라”라고 말하는 남성들과 다를 게 하나 없는 말들을 한다. 자신의 발언에 모순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싫어하지 않을 수 있을까?</p>
<p>그들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이 차별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보이기는 하지만 그걸 뒷전에 두고 트랜스젠더를 두들겨 패는데 바쁠 뿐이다. 장애인 인권운동가가 매일같이 흑인을 때려 죽이고 다닌다고 해서 장애인 인권운동가가 아닌 건 아니지만 그게 전혀 올바르지 않은 거랑 마찬가지로 TERF들은 그냥 트랜스젠더를 패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본인을 그냥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될 것<sup id="fnref:1" role="doc-noteref"><a href="#fn:1" class="footnote" rel="footnote">1</a></sup>을 굳이 앞에 <em>트랜스 배제적</em> 이라는 말을 붙이는 이유는 오히려 반대로 트랜스를 패는 걸 숨기기 위해 뒤에다가 페미니스트를 붙였을 뿐이다.</p>
<p>아무튼 난 성소수자들을 위해 마스토돈 인스턴스를 만들었고 주소는 <a href="https://qdon.space/">qdon.space</a>다.<br />
성소수자들은 언제나 환영이고 성소수자가 아니어도 무지개 플래그에 관심이 있다면 환영이다. 퀴어혐오자는 거절한다.</p>
<blockquote>
<p>Nacesejo (eo)<br />
Toilet (en)</p>
</blockquote>
<div class="footnotes" role="doc-endnotes">
<ol>
<li id="fn:1" role="doc-endnote">
<p>애초에 여성이 차별 받지 않아야 하는 건 당연한 건데 그걸 굳이 페미니스트라고 불러야 하는 것도 이상하다. 난 그래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지 않는다. <a href="#fnref:1" class="reversefootnote" role="doc-backlink">↩</a></p>
</li>
</ol>
</div>Geknabo일주일 전 쯤에 화장실을 가려다가 문 앞에 쪽지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자화장실은 여자만 들어오라며 여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안 된단다. 트랜스젠더는 여자가 되려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여태까지 말 해 왔고 더이상 말 하기도 질린다. 너무 화가 나서 화장실 문을 때리고 그냥 바로 집으로 왔다. 트위터에 그 쪽지를 올렸더니 사람들은 또 트랜스포비아가 저런다고 같이 비난을 해 줘서 마음이 조금 놓였다.Aferojn mi ne sciis kiam mi ne estis virino2017-07-19T00:11:34+09:002017-07-19T00:11:34+09:00https://geknabo.netlify.app/2017/07/19/Aferojn-mi-ne-sciis-kiam-mi-ne-estis-virino<p>별 거 아니지만 여자로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꽤 많이 있다. 반대로 남자로 살아보지 않았기에 늘 당해왔던 부당함의 존재 자체를 느끼지 못했을 것들도 있다.</p>
<h2 id="여성복엔-주머니가-아예-없거나-있어도-별-의미가-없다는-것">여성복엔 주머니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별 의미가 없다는 것</h2>
<p>중/고등학교에서 입고 다니는 교복 치마에는 주머니가 있지만 그 외에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치마들은 교복과는 구조부터 많이 다르고 주머니가 아예 없다. 주머니는 있을 땐 별 거 아니지만 없어지는 순간부터 외출 자체가 달라지는 도구다. 현대인은 지갑, 핸드폰, 기타 EDC라 불리는 소지품이 있기 마련인데 이걸 주머니에 넣을 수 없으면 손에 들고 다니거나 가방에 넣어야 한다. 심지어 핸드폰, 지갑처럼 자주 꺼내야 하는 물건은 백팩에 넣으면 꺼내기가 굉장히 불편해서 보통은 옆으로 매고 다니는 가방을 선호하게 된다. 이게 바로 여성들이 핸드백을 매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많은 남자들을 보면 가방을 매기 귀찮다고 주머니에만 물건을 넣고 다니는데 일주일만 주머니를 쓰지 않아보면 이게 얼마나 불편한지 알게 될 것이다.</p>
<p>청바지 등을 입으면 주머니가 있기는 한데 오늘에서야 깨달은 게 있다. 남성복은 주머니에 핸드폰이 충분히 들어가지만 여성복은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으면 튀어나오고 반도 채 넣지 못해서 허리를 숙이면 빠져나와버린다. 교통카드나 넣는 구멍일 뿐이다.</p>
<h2 id="남성이-돈을-안-내도-되는-것에-돈을-내게-되는-것">남성이 돈을 안 내도 되는 것에 돈을 내게 되는 것</h2>
<p>목욕탕에 가면 여성은 수건을 2개 지급받아 그것만 써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퍼져서 익숙하다. 이게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서로 충격이었을 것이다. “왜 수건을 맘대로 못 쓰지?”, “수건을 맘대로 쓸 수 있어?” 하고 말이다.</p>
<p>수건 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이 여성에게는 제한되어 있다. 헤어 드라이어도 동전을 넣고 제한 된 시간동안 쓸 수 있다. 목욕탕이 아니어도 치마를 입었을 때 필요한 담요를 빌려야 하는 상황도 있고 남성이라면 없어도 별 문제가 안 되는 휴지, 물휴지, 손수건을 항상 챙기지 않으면 여성에겐 문제가 꽤 커지는 경우도 있다. 남성도 이런 걸 챙겨 두면 편하긴 하지만 별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에 챙기지 않는 것이다. 이건 남자, 여자의 삶 모두를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다.</p>
<h2 id="밖에서-밤을-지내는-것">밖에서 밤을 지내는 것</h2>
<p>작업을 하거나 놀다가 집 밖에서 밤을 지내게 되는 건 꽤 흔한 일이지만 이것에 대한 난이도가 성별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남성의 경우 씻지 못해서 좀 꾸질꾸질해 지는 정도가 끝이지만 1~2일 정도야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p>
<p>반면 여성은 안전하지 못 한 곳에서 잠을 자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고 그 외에도 신체적인 문제로 인해 씻어주지 않으면 병이 생길 수도 있다. 머리를 못 감아서 더러운 것과는 레벨이 다르다.</p>
<p>그 외에 트랜스젠더는 또 다른데 패싱을 위해서 남들은 안 해도 되는 것들을 유지하기 위해 집이 꼭 필요하다.<br />
옷은 여성복인데 화장은 점점 풀리고 그 상태로는 길 한복판에서 옷이 벗겨진 것과 같다. 날마다 일어나는 신체의 변화에 대해서도 케어를 해 줘야 하는데 패싱이 안 되니 화장실에서 어떻게든 하는 것도 어렵다. 결국 집에 가야 한다. 아마 밖에서 밤을 지내기에 제일 어려운 삶이 아닐까 싶다.</p>
<h2 id="브라자-xx">브라자 XX</h2>
<p>착용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이게 얼마나 욕이 나오는 물건인지 모른다. 갑갑하고 답답하고 덥고 땀 차고 와이어가 찌르는 날엔 모든 걸 죽여버리고 싶다. 세상에서 제일 상쾌한 기분이 “브라자를 푸는 순간”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p>
<p>이렇게 불편한 브라자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일반적인 경우엔 온갖 욕을 먹게 되고 패싱을 위해 착용하는 사람들은 패싱이 안 된다.</p>
<hr />
<p>인간은 불행하게도 한가지 성별을 가진 신체를 가지고 태어나고 서로의 삶을 알 방법이 거의 없다. 여자로 살아가는데 불편한 게 꽤 많은데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반대로 이 삶을 살아보지 못해서 모를 수밖에 없는 건데 모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비난하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나는 둘 다 살아봤기 때문에 안다. 둘 다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행동들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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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ferojn mi ne sciis kiam mi ne estis virino (eo)<br />
내가 여자가 아니었을 땐 몰랐던 것들 (ko)</p>
</blockquote>Geknabo별 거 아니지만 여자로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꽤 많이 있다. 반대로 남자로 살아보지 않았기에 늘 당해왔던 부당함의 존재 자체를 느끼지 못했을 것들도 있다.Genro kaj amo2017-05-30T00:39:03+09:002017-05-30T00:39:03+09:00https://geknabo.netlify.app/2017/05/30/Genro-kaj-amo<p>Me — Genderqueer</p>
<p>A girl who loves bo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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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orry, I’m not a lesbi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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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boy who loves gir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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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ou are not a girl. Because you don’t have vagina.</p>
</blockquote>
<p>A girl who loves gir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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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ou are not allowed to be here.</p>
</blockquote>
<p>A boy who loves bo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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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es you have a dick. But I like me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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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here are many other types of people. But I feel hard to find them in my life.<br />
Maybe I’m die alone.</p>GeknaboMe — GenderqueerHospitalo2017-05-18T18:07:01+09:002017-05-18T18:07:01+09:00https://geknabo.netlify.app/2017/05/18/Hospitalo<p>오늘 드디어 병원에 갔다. 중년 남성이 의사였는데 처음부터 차트에는 남성으로 적혀 있는데 본인 맞냐, 머리가 길어서 그렇구나(원피스 입고 갔는데 딱 봐도 트젠이지..) 등의 여기가 병원이 아니라 지하철이었으면 내가 벌써 찔러 죽였을 법한 대화로 시작해서 기분이 나빴는데 그래도 일단은 상담을 해 보기로 했다.</p>
<p>결과적으로 내 예상이 맞았다. 이 의사는 쓰레기였고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을 쓰길래 나도 “근데 왜 넌 반말해?”로 대응하려다가 참았다. 더 가관인 건 가족관계를 묻는데 아빠가 뭐 하냐는 질문에 안 계신다고 했더니 정확히 “아빠 돌아가셨냐?”라고 말해서 책상을 엎어버릴까 했다. 아무튼 이 개새끼는 우울증은 맞는데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원래 다녔던 기록이 있는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고 진료비는 안 받았다. 진료비 안 받는다니까 참았다.</p>
<p>결국 원래 다니던 대학병원에 갔더니 4년 전인 2013년에 진료를 맡았던 담당의가 오늘 없다고 예약을 해야 한다는데 난 아무리 늦어도 다음주겠거니 했는데 2주 후에 오랬다. 난 그 담당의도 좀 개소리를 해서 마음에 안 드는데 차트만 가지고 다른 의사로 진료 하면 안 되나 싶었다. 같이 가 준 사람도 그 상황에 화가 났고 나도 화가 났다.</p>
<p>화가 난 건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연락처와 주소가 바뀐 게 있나 확인을 하더니 창구에 가서 수정하랜다. 지금이 2017년인데 대체 왜 겨우 전화번호 하나 수정하는데 이쪽 단말에서 직접 수정이 안 되고 창구에 가서 번호표 뽑고 대기인 18명을 기다려서 처리해야 하지? 대학병원은 여러가지 면에서 상식이 안 통한다. 예전에 배가 아파서 갔을 때도 한 달 뒤로 예악을 해 준다기에 엄마가 어이없다고 그냥 응급실로 데려 간 적도 있고.</p>
<p>아무튼 예약은 했고 당분간 출근은 안 하는 걸로 했다. 약을 먹으면 좀 나아질까 모르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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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spitalo (eo)<br />
Hospital (en)</p>
</blockquote>Geknabo오늘 드디어 병원에 갔다. 중년 남성이 의사였는데 처음부터 차트에는 남성으로 적혀 있는데 본인 맞냐, 머리가 길어서 그렇구나(원피스 입고 갔는데 딱 봐도 트젠이지..) 등의 여기가 병원이 아니라 지하철이었으면 내가 벌써 찔러 죽였을 법한 대화로 시작해서 기분이 나빴는데 그래도 일단은 상담을 해 보기로 했다.Kaŝi2017-05-17T23:03:06+09:002017-05-17T23:03:06+09:00https://geknabo.netlify.app/2017/05/17/Kasxi<p>우울증이 너무 심해졌다. 며칠 전엔 죽고 싶다는 감정보다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느낌이 너무 심하고 계속 그 장면이 보여서 침대에 손을 묶어둬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학교에 가서 그 얘기를 했더니 같이 병원에 가자고 한다. 그런데 교수님은 “그럼 1층에 살면 되지” 같은 말을 했다. 1층에 살면 편의점에 가서 락스를 사 올 의지가 생기겠지요.</p>
<p>어제는 모처럼 아침에 일찍 일어났는데 뭔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출근도 하지 않고 연락을 하나도 안 받은 채 집에 숨어 있었다. 선배가 집에 있냐고 문을 두드렸는데 대답을 하면 죽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용히 있었다.</p>
<p>오늘은 학교에 가려고 대충 일어날 쯤에 누가 문을 두드렸다. 엄마가 또 말도 없이 찾아와서는 문을 열란다. 내가 집에 있는지 확인도 안 하고 가끔 이렇게 다짜고짜 찾아 오는데 난 음식점 배달원이든 누구든 1층 현관에서 도어벨로 호출하지 않고 바로 집 앞까지 오는 게 굉장히 무섭고 싫다. 이 건물 거주자도 아닌데 어디서 주워 들은 현관 암호로 들어왔다는 얘기니까.</p>
<p>1시간 정도 숨어 있어도 안 가길래 결국 문자로 경찰에 신고 했다. 망할 놈의 경찰은 믿을 게 못 된다. 밖에 수상한 사람이 자꾸 문을 두드린다고 문자로 신고를 했는데 기어이 전화를 걸어서 확인을 한다. 문 밖에 사람이 있다면서 왜 목소리가 작냐는 질문에 “문 밖에 사람이 있으니까 목소리가 작지 이 사람아” 하고 화를 냈다. 한국 경찰은 기본 개념부터가 없다. 결국 15분 넘게 걸려서 출동했고 아무도 없다고 그냥 갔다. 감시카메라 있다는 걸 알려줬는데 그거 하나 확인도 안 한다. 내 경우는 보기 싫은 엄마일 뿐이었지만 강도가 와도 이따위로 일을 처리할 거라는 건 확실하다.</p>
<p>내일 또 출근하는 날인데 아마 출근 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 혼자는 절대로 못 가고 한 명에게 부탁해서 데려다 달라고 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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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aŝi (eo)<br />
Hide (en)</p>
</blockquote>Geknabo우울증이 너무 심해졌다. 며칠 전엔 죽고 싶다는 감정보다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느낌이 너무 심하고 계속 그 장면이 보여서 침대에 손을 묶어둬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학교에 가서 그 얘기를 했더니 같이 병원에 가자고 한다. 그런데 교수님은 “그럼 1층에 살면 되지” 같은 말을 했다. 1층에 살면 편의점에 가서 락스를 사 올 의지가 생기겠지요.